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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시대와 한반도 정세

AC시대와 한반도 통일안보 환경의 변화
              김영래(6기, 제3대  ROTC통일정신문화원장, 아주대 명예교수)


  AC시대의 개막

  지난 해 12월 31일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환자 27명이 발생하여 시작된 코로나19는 금년 1월 9일 처음으로 첫 사망자가 나타남으로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는 주변국가인 한국, 일본 등에서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2월 말 코로나19가 발생한지 두 달 만에 전 지구촌으로 전파되어 세계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4월 27일 현재 중국, 미국을 비롯한 세계 216개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는 약 290만여명에 달하여, 이중 사망자는 20만명이 넘는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선진국도 코로나19 감염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아직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여 있어 비상사태를 선포·유지하고 있는가하면, 이웃 일본의 경우, 의료시스템의 붕괴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들 국가에 비하여 한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 세계 각국으로부터 한국민의 입국을 금지한 사태까지 발생하였다. 그러나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 검사키트의 조기 개발과 물량의 대량 확보, 그리고 정부당국의 효과적인 대응체계 확립 등으로 오히려 모범적인 코로나19 방역 대응국가가 되었으며, 미국 등 선진국으로 검사키트의 지원을 요청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코로나19사태로 인하여 예기치 못한 상황이 정치·경제·사회·교육·의료 등 제반 분야에서 발생, 지구촌은 급속한 변화를 강요받고 있다. 현대사회의 특징을 연결된 사회(Connecting Mind Society)라고 지칭하고 있는데, 오히려 코로나19 이후 사회는 언택트(Untact:비대면)사회가 일상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우리는 이런 코로나19 이후 사회를 AC(After Corona)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통적인 시대의 기준인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가 아닌 코로나19 이전시대인 BC(Before Corona)시대와 코로나19 이후 시대인 AC(After Corona)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하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국제질서 주시해야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 수 있을지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인 AC시대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이 세계질서를 지배할 것이라는 인식에는 세계 각국의 지도자는 물론 미래사회 연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글로벌 위험수준을 의미하는 ‘팬데믹’으로 선언했다. 팬데믹(Pandemic)이란 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위험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컬음을 말하고 있는 바, 이는 동시에 AC시대를 맞이하여 세계 각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례 없는 대변혁 시대를 맞이하게 됨을 의미하고 있다.   이런 변혁에 대하여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키신저(Henry Kissinger) 박사는 지난 4월4일 월스트리트저널 (Wall Street Journal)에 쓴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19 사태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키신저는 상기 기고문을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세계는 그 이전과는 전혀 같지 않을 것"이라며 동시에 "미국은 바이러스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계획하는 시급한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키신저는 "국가의 번영은 국가기관이 재난을 예측하고 충격을 막고 안정을 복구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 면서 "팬데믹이 끝나는 시점에, 수많은 국가 기관들은 실패한 것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각국 지도자들은 이번 위기를 국가 단위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정작 바이러스는 국경을 인식하지 않는다"며 개별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키신저는 "희망하건대 보건 위기는 일시적일 수 있지만, 정치·경제의 격변은 세대에 걸쳐 이어질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자유세계의 질서'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키신저는 "글로벌 무역과 자유로운 이동을 기반으로 번영하는 시대에서, 시대착오적인 '성곽 시대' 사고가 되살아날 수 있다"면서 "전 세계 민주국가는 계몽주의 가치들을 유지하고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키신저의 대변혁 예고와 글로벌 차원의 시대착오적인 ‘성곽시대’는 세계질서의 변화를 의미하고 있다. 실제로 팬데믹이라는 말 그대로 글로벌 현상임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민의 이해와 협조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 간의 긴밀한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러나 각국의 지도자들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 ‘네 탓이요’ 또는 자화자찬을 하는 사례를 목격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팬데믹을 불러온 것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기는커녕 오히려 우한(武漢)시를 방문했던 미군을 코로나19의 진원지라고 주장하는가하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중국을 비판하는 등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있다.
  
  한반도 긴장, 장기화 대비해야

  키신저의 지적과 같이 코로나19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은 어느 때보다도 자국민의 보호를 위해 일종의 장벽인 막강한 방어선을 쳤다. 세계 각국은 서로 다투어 공항을 폐쇄하면서 다른 국가 국민의 입국을 금지시키는가하면, 마스크, 호흡기와 같은 주요 의료장비에 대한 수출을 금지시키는 등 국수주의적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이는 20세기 중반 이래 국제질서를 지배했던 국경선 없는 상호 교류와 협력에 의한 세계화(Globalization)시대의 퇴조를 의미하고 있다. 천연자원 빈국인 한국이 지금과 같이 경제적 부를 이루고 또한 북한보다 우위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세계화를 통한 무역 자유화가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세계화의 퇴조는 각국이 국가이익을 우선시하면서 보호무역을 강화시킬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수출을 기반으로 형성된 한국의 경제적 기반은 약화될 가능성이 많다. 이는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대북문제를 비롯한 한국의 발언권의 약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코로나19로 야기된 경제위기를 조속히 극복하여 경제적 강국의 모습을 회복,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강화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지정학적으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놓여있는 한반도는 항상 열강의 싸움터가 되어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70년 이상 지속된 남북분단도 열강 간의 패권 다툼의 결과이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교류확대와 상호 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안정을 추구하고 있지만 이는 한반도를 에워싸고 있는 강대국의 동의 없이는 어렵다.
  코로나19로 인해 강대국 간의 장벽은 과거보다 더욱 굳건해졌다. 미국의 트럼프,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푸틴, 일본의 아베와 같은 스트롱 맨 간의 국제문제 해결의 상호협력과 타협을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어렵게 되었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의 경우, 국내정치상황으로 당분간 대북문제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이하였으나,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당분간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와 같은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국제정치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을 희박하다. 때문에 이번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국회의원 180석이라는 절대과반수을 차지한 국민지지를 바탕으로 남북공동철도 개설과 같은 협력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의사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강대국의 협력없이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독자적 남북협력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또한 정부는 27일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사업 추진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지만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별로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김정은은 금년 들어 벌써 수차례에 걸쳐 단거리 순항 미사일 등을 발사하여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는 미국과 한국에 대해 불만을 표시, 현 상황에 대한 타개를 겨냥한 김정은의 압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 등 각가지 보도가 잇따르고 있어 당분간 남북관계는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번 21대 총선에서 여야정당과 후보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쟁점들이 묻혀버림으로서 정당 정책과 공약 제시에 있어 남북관계와 안보문제는 거의 도외시했다. 그러나 한반도 안보와 통일문제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민족적 숙원이다.
  대북정책을 비롯한 정부의 정책추진은 국민들의 지지없이 수행될 수 없다. 따라서 21대 총선에서 대승한 여당과 정부는 국회 의석 절대과반수 지지만 믿고 일방적으로 대북정책을 추진하기 보다는 야당에 대한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 국론통일을 통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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